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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장안평발, 재래 중고차시장이 변하고 있다

관리자2007/09/12 15:04조회 : 101

장안평발, 재래 중고차시장이 변하고 있다

 

중고차시장은 그동안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중고차거래가 소비자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덩달아 늘어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단체의 제도 개선 요구가 잇따랐고, 이에 성능 및 상태점검법, 품질보증관련법 등 정부가 법을 이용한 ‘강제’에 나서게 됐다. 온라인 쇼핑몰, 카히스토리 등 중고차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다른 업계의 압력도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이 같은 외부로의부터 압력에 대처하는 중고차업계의 자세는 크게 두 가지였다. 그 중 하나는 애써 이 같은 압력을 무시하거나 반발하는 것이었다. 성능상태점검법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으니 없애 달라는 ‘턱도 없는 주장’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형식적인 단속을 악용해 성능상태점검법을 악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중고차 정보 독점으로 얻어왔던 각종 이권을 내주고 싶지 않은 게 가장 큰 동인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재래시장이라 일컬어지는 기존 중고차업계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대항해오던 기존 중고차업계에 변화의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주권 확대라는 외부상황 변화를 인정하고, 이를 업계의 기득권 축소라는 단편적 시각에서 벗어나 또 하나의 기회로 여기는 ‘내부로부터의 개혁’이 점차 그 힘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국내 최초의 중고차시장으로 ‘중고차거래의 메카’라는 긍정적 이미지와 ‘불법 거래의 온상’이라는 불명예도 함께 지니고 있는 장안평시장이 그 선두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 이은기 이사장이 집권한 장안평조합은 올 1월부터 시장 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 때 전국 최대의 중고차시장, 중고차시장의 메카, 중고차시장의 역사라던 장안평시장의 명예가 현대식 중고차시장의 등장, 온라인 쇼핑몰 확산 등으로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변화하지 않고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절박함은 ‘내부로부터의 개혁’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장안평발 개혁은 기존 질서를 완전히 무시하는 혁명과는 다르다. 기존의 틀이 뿌리내리고 있는 장안평시장 입장에서 혁명은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조합은 기존 질서와 시스템 중 계승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바꿔야 할 것 등을 가려내 상황에 맞게 점진적 변화를 이끌어가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장안평발 내부로터의 개혁’은 성공여부를 가늠하기 아직 어렵다. 개혁이 시작된 지 반년 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수십년 간 뿌리 내린 호객꾼과 무등록업체, 현 이사장 반대파 등 기존 세력의 힘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게다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강렬하게 남아 있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개혁이 실패할 가능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기존 재래시장의 대명사인 장안평시장의 개혁 시도는 전체 재래시장의 변화로 촉발될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고차 가격표시제 시도
 호객꾼들의 방해 등으로 기존 중고차시장에서는 자리잡기 어렵다던 가격표시제가 호객꾼이 가장 활개를 치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 장안평시장에서 시도됐다. 장안평조합은 지난 3월부터 가격표시제를 도입, 회원업체들의 판매용 중고차에 정해진 규격의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도입이유는 가격이 표시돼 있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바가지를 쓸까 두려워하는 데다, 중고차시장에 오기 전 가격이 공개된 인터넷쇼핑몰 등을 통해 같은 차종의 시세를 알아보고 오기 때문이다. 

 5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 장안평시장의 가격표시제는 상당 부분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조합 소속 64개 업체의 중고차에는 거의 모두 조합이 정한 규격의 가격표가 붙어 있다. 가격표시가 없는 중고차는 시장 인근의 불법 매매업체나 호객꾼들이 판매하는 차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직 100여명 남짓되는 시장 인근 호객꾼들의 반발이 남아 있어 완전히 자리잡은 건 아니다. 

 사실 장안평시장은 국내 중고차시장 중 가장 역사가 깊다. 출입구가 여러 곳이어서 판매용 중고차 관리가 쉽지 않은 데다 호객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딜러로 위장한 호객꾼들에게 많은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호객꾼들의 낙원’이라는 오명까지 지니고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표시제 도입은 호객꾼들의 반발로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호객꾼들은 가격이 나와 있지 않아야 소비자에게 차를 소개해주고, 상황에 따라 좀 더 많은 소개료를 챙길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이 알려지면 가져갈 수 있는 소개료가 줄어든다. 표시된 가격은 차 값의 2~3% 정도 되는 알선수수료 및 소비자와의 절충액 등이 포함돼 있지만 동종의 다른 차와 비교가 되므로 비교적 객관적이다. 수수료 이상 돈을 챙기기 어렵게 된 호객꾼들이 반발하는 건 당연한 일.

 이은기 이사장은 “2000년대 초에도 가격표시제를 도입했다가 호객꾼의 반발 등으로 실패한 일이 있다”며 “그러나 호객꾼 때문에 시장의 이미지가 훼손돼 매출이 줄어드는 걸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데 조합 소속업체들이 뜻을 같이했고, 강하게 밀어붙인 결과 점차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명제 기능 갖춘 쇼핑몰 개설
 장안평조합은 가격표시제 후속타로 실명제를 도입했다. 실명제는 지난 7월말 개설된 장안평시장 온라인 쇼핑몰(www.jauto.co.kr)에 적용됐다. 이로써 장안평 소속 딜러들은 이 쇼핑몰에 매물을 올릴 때는 실명을 써야 하고, 실제 판매하는 매물만 올릴 수 있다. 등록된 상품용 차의 설명과 성능점검표도 게재돼 있다. 이는 허위매물이나 미끼매물을 원천적으로 올리지 못하게 만들고 호객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현재 상당수 중고차쇼핑몰에는 소비자를 유혹해 딜러에게 연락하게 만드는 허위매물과 미끼매물이 실제 매물과 섞여 있어 소비자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또 중고차시장 입구에 진을 친 호객꾼들이 중고차가격을 부풀리거나 문제있는 차를 속여 팔고 있어 소비자들이 중고차시장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안평조합은 또 쇼핑몰 검색기능을 강화, 소비자들이 시장을 찾아오기에 앞서 구매하려는 차의 가격과 대수 등을 시세표와 상태점검 등을 통해 확인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시장 내 '소비자상담실'에 시장 전시상품용 중고차를 직접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를 설치했다.

 ▲ 호객꾼과의 새로운 관계 모색
 가격표시제, 실명제는 모두 호객꾼, 무등록업체와의 전쟁이다. 이들이 시장 이미지를 먹칠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장안평시장 개장 이후 수십년간 매매업체나 딜러의 차를 사고파는 데 도움을 줘 공생관계에 있던 호객꾼, 무등록업체는 시장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 

 장안평조합은 공생관계에서 적대관계로 바뀌고 있는 이들을 시장에서 없애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채찍은 가격표시제 및 실명제 실시와 함께 자동차관리법 제73조와 시행규칙 제 117조에 규정된 대로 무등록업체 단속을 지속적으로 해달라는 진정서와 민원을 시군구청에 계속 내는 것이다. 소비자보호 상담실을 이용해 호객꾼과의 거래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채찍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수십년 간 뿌리를 깊게 내린 호객꾼들과 무등록업체들을 모두 없앨 수 없다고 판단, 당근 정책도 동시에 펼치고 있다. 당근 정책은 호객꾼들과 무등록업체들을 정식 딜러 등으로 탈바꿈시켜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것. 조합이 ‘상생을 위한 간담회’를 연 게 대표적이다. 

 아직 호객꾼과 무등록업체들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자는 조합의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시군구청의 단속도 뜨뜻미지근한 편이다. 하지만 조합은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하면서 이들을 압박해 갈 계획이다. 가격표시제, 실명제, 단속 민원 제기 등으로 이들의 입지가 계속 축소되면 이들도 조합의 요구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서다. 

 ▲시장 재개발로 새로운 이미지 창출
 장안평시장은 지난 79년 11월 재장한 국내 최초의 중고차시장이다. 이를 뒤집어서 보면 가장 낙후된 중고차시장이라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호객꾼 피해 등으로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30년 넘은 건물과 노후된 부대 시설은 서서울시장, 강남시장, 서울오토갤러리는 물론 바로 인근에 들어선 장안모터프라자 등 현대식 시설의 중고차시장과 비교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는 결국 시장 재개발이나 이전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장 입점 매매업체들 사이에서 철제구조물로 주차장을 확장하고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 그러나 입점 업체들 간의 이해 관계가 달라 의견 일치를 못봤다. 2003년부터는 경기도 성남으로 시장을 이전한다, 입점점포는 배제한 채 매매전시장만 재개발한다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말로만 끝났을 뿐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장안평시장을 외면하는 소비자들의 증가는 단순히 거래 손실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업체의 재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데 입점 업체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장안평조합은 이에 내부로부터의 개혁 중 가장 큰 시도인 ‘시장 재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장안평조합은 지난 7월27일 전체 매매업체 조합원 64명 중 52명이 참석한 총회에서 ‘장안평중고차매매단지 재개발’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자동차용품점, 음식점 등 나머지 600여개 입점 점포들도 조건없이 재개발에 따르기로 합의했다는 게 조합측 설명이다. 조합은 10월 안에 주차장 확장을 위한 철제구조물 설치나 주상복합 등의 재개발 방식을 결정한 뒤 청사진을 발표할 계획이다. 재개발공사는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200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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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평(mho3799) 공정보도해주세요 (06/09, 14:41) 삭제